성형열풍이 불다못해 최근에는 엉덩이 성형까지 받는 세태다. 남자나 여자나 엉덩이를 가꾸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자동차업계에서도 마찬가지. ‘엉덩이’(테일·승용차의 뒷부분)가 갈수록 봉긋하니 풍만해지고 있다.
본래 자동차는 뒷모습을 오래 보기 마련이다. 그래서 자동차 업계들은 신차개발 때 엔진 개발만큼이나 ‘뒤태’에 신경을 쓴다. 쌍용차가 지난 4월 출시한 뉴카이런은 ‘청바지 뒷주머니’니. ‘축구클럽 심벌’이니 그동안 말 많았던 방패모양의 테일램프를 전격 교체한뒤 판매가 급격히 늘었다는 후문이다. 지난 2002년에는 현대차 뉴그랜저XG의 ‘L’자 모양 테일램프와 트렁크에 위치한 번호판 위치 때문에 미국딜러들로부터 ‘뒷모습 불만’이 강력하게 제기돼. 세로모양의 대미수출용 테일디자인이 따로 적용되기도 했다.그만큼 ‘뒤태’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빵빵한 엉덩이가 뒤태의 기본
수입차 시장에서는 아우디와 메르세데스 벤츠. BMW 뉴5시리즈가 먼저 시작했지만. 국내에서 ‘뒤태론’에 처음 불을 지른 것은 바로 GM대우 매그너스(1999년)다. 당시 축 처지고 빈약한 엉덩이를 가진 동급 경쟁차종 SM5와 EF쏘나타에 비해 볼륨감있는 엉덩이가 찬사를 얻어 시장에서 선전하는데 숨은 공을 세웠다. 게다가 날렵한 ‘독수리눈’을 트렁크 양쪽에 심어 뒤를 따르는 운전자들의 기를 죽이기에 충분했다.
이 때문인지 이후 자동차 3사가 쏟아낸 신차들은 후방시야확보에 좋다는 ‘처진 엉덩이’를 버리고 모두 불룩한 뒷모습을 강조했다. NF쏘나타의 커다란 테일을 필두로 그랜저TG의 동그란 S라인 엉덩이. SM5와 SM7 역시 높고 큰 엉덩이를 내세웠다. 이어 신형 아반떼. i30. 라세티 해치백까지 매력적인 뒤태가 계속 인기를 끌고 있다.
전통적으로는 포르셰를 빼놓을 수 없다. 미끄럼틀처럼 내려오는 푸짐한 ‘골반’에 휠하우스가 더해진 스타일을 최초 모델부터 고집해왔다. 지난해 미국에서 발행되는 자동차전문지 ‘로드앤트래블’은 렉서스 IS250을 ‘섹시한 엉덩이’로 꼽았다. 뒤타이어의 휠 하우스가 동그라니 올라 온 모습에 큼직한 후면 범퍼가 매력적이라는 평을 올렸다. 모로부터 물려받은 각진 얼굴의 유전형질이 어느새 사라지고. 대신 빵빵한 테일 위로 통유리가 지붕까지(?) 뻗은 볼보C30 역시 뒤태로는 최고라는 명성을 누리고 있다.
◇테일램프는 포인트
뒤태가 제대로 나오려면 테일램프의 모양. 번호판의 위치. 로고 등 여러 복합요소가 받쳐줘야 한다. 주로 젊은 층이 선호하는 차에는 치켜 뜬 눈모양의 테일램프 디자인이. 대형세단에는 보수적인 타원형이나 사각형 모양이 적용돼 차종의 성격을 대변한다. IS250. BMW 5 등이 눈꼬리가 올라간 테일램프를 적용했으며 아우디 A4.6.8 모두 내려간 눈꼬리로 안정적인 이미지를 노렸다. 그랜저TG와 BMW 7시리즈는 좁고 긴 가로형 테일램프로 풍만한 엉덩이를 위아래로 나누는 포인트를 줬다.
원래 테일이 높은 해치백이나 SUV의 경우 독특한 램프 디자인이 적용되기도 한다. 라세티 해치백은 계단식으로 내려오는 엉덩이에다 트렁크 윗면까지 올라간 테일램프가 돋보인다. 한편 볼보C30의 테일램프는 누구도 흉내내기 어려운 디자인. 등받이가 긴 의자모양의 테일램프가 투명유리창을 감싸고 있다. 렉서스의 SUV인 RX시리즈는 초창기 모델부터 붉은 색이 아닌 투명한 누드테일램프를 적용해 인기를 끌었던 반면. 아반떼와 산타페. 아우디는 오히려 새빨간 색상을 포인트로 유지하고 있다. 여기다 순간적으로 점멸하는 LED(발광다이오드) 테일램프는 금상첨화. 대형차에 적용되는 사양이지만 국내 자동차 마니아들이 기본적으로 드레스업(차량 외관 개선작업)을 고려하는 아이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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