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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렉서스가 7위로 밀린 이유

by 다잡아 2008.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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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자동차 시장의 ‘3강’ 구도가 깨졌다. 지난달 수입차 시장에서는 만년 4위였던 벤츠가 판매 순위 2위로 뛰어오르고, 확고한 3강이던 렉서스가 7위로 떨어졌다. 폴크스바겐도 4위에 오르며 선전했다.

1월은 자동차 시장의 비수기로 꼽힌다. 국산차는 지난해 12월보다 판매량이 15% 줄었다. 하지만 수입차 시장은 사상 최대의 월간 판매기록(5304대)을 갈아치우며 요동친다. 상승세의 수입차 시장을 잡으려고 업계가 내세운 카드는 가격과 디젤이다.

◇ 공격적인 가격정책 = 지난달 가장 많이 팔린 차종은 혼다 어코드 3.5, BMW 528, 벤츠 C200K 순. 이 세 차종의 공통점은 ‘가격 경쟁력’에서 앞선다는 것이다.

지난달 14일 출시된 뒤 보름 만에 1위 자리에 오른 어코드 3.5는 3940만원이다. 며칠 앞서 출시된 르노삼성 SM7 뉴아트(3.5L 기본가 4100만원)와 현대 제네시스(3.3L 기본가 4050만원) 등 동급 국내차보다 싸다. 혼다코리아 측은 “기존 3.0L 모델보다 배기량과 차체는 커졌지만 값은 종전대로 했다”며 “예상보다 수요가 많이 몰려 물량을 제때 공급하지 못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벤츠 뉴 C시리즈의 인기 비결도 종전 것보다 1000만원 이상 낮춘 가격이다. 지난해 12월 벤츠 C200K를 구입한 신정훈(29·의사)씨는 “아우디 A4, 인피니티 G35 이후에 나온 신차인 데다 값(4690만원)도 적절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수입차 시장에 가격 인하 경쟁을 촉발한 BMW 528도 꾸준히 인기를 유지한다.

반면 ‘고가 정책’을 고수해 온 렉서스는 고전하고 있다. 렉서스는 2005, 2006년 연속 수입차 시장 1위를, 지난해엔 2위를 기록했지만 새해 벽두부터 7위로 미끄러졌다. 지난해 월평균 270대씩 팔리던 ES350(6520만원)은 제네시스와 어코드 같은 동급 신차에 밀려 140대 팔리는 데 그쳤다. 렉서스 관계자는 “월별 판매 순위가 4위 아래로 떨어지긴 처음”이라며 “신차 계획이 아직 없어 판매가 당분간 예전만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 고유가 노린 디젤 세단 = 고유가 시대를 맞아 연비가 좋은 디젤 수입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디젤차인 파사트 2.0TDI의 인기에 힘입어 4위로 뛰어올랐다. 폴크스바겐의 박동훈 사장은 “고연비(L당 13.7㎞)인 데다 디젤차의 단점인 진동과 소음이 적어 인기가 좋다”고 전했다.

수입차 브랜드들은 앞다퉈 디젤 세단을 선보이고 있다. 벤츠는 11일 최고급 세단 S클래스의 첫 디젤모델 S320 CDI를 출시했다. BMW도 올해 1, 3, 5시리즈 디젤모델을 대거 출시할 계획이다. GM·포드·크라이슬러 같은 미국 업체들도 디젤 세단 출시를 예고했다.

한국수입차협회 윤대성 전무는 “휘발유차에서 일본 업체에 밀리는 유럽차들이 근래 디젤 세단을 앞세워 인기몰이를 꾀한다”고 전했다. 그는 “SK네트웍스 같은 비공식 수입업체가 미국에서 들여오는 휘발유차와 차별화되고 고유가 시대의 대응책도 돼 1석3조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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