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은 어릴 때 소풍 하면 무엇이 생각나시나요? 어머니께서 정성스레 싸주신 김밥을 먹었던 것이 가장 많이 생각나겠지만, 잊을수 없는 추억중의 하나가 보물찾기가 아니었나 합니다. 아이들이 수건 돌리기와 장기 자랑에 열중하고 있을때, 선생님은 숲 속 주변의 돌무더기 밑이나 나무 틈새등에 쪽지를 숨겨놓고는 했을 것입니다. ‘보물찾기 시간이다’ 라는 선생님의 말씀이 떨어지자 마자 숲속으로 달려가서 이곳 저곳을 찾아다니는 재미가 소풍에서의 백미가 아니었나 합니다. 보물이라고 해보았자 공책 몇권과 연필 몇자루가 전부이지만 아이들에게는 세상의 어떤 보물을 찾는 것보다도 즐거움을 주는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어떤 선생님이 ‘귀찮은데 뭐 숨기고 찾고 그래. 어차피 나누어 줄 선물인데”하고는 쪽지를 허공에 뿌리고 빨리 줍는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누어 준다고 생각해봅시다. 쪽지를 먼저 잡으려는 아이들끼리 밀고 당기는 바람에 다치는 아이가 하나, 둘 꼭 나왔을 것입니다.
이를 보고 다른 선생님은 아이들로부터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 선물을 놓아두고 먼저 온 아이에게 주겠다고 했습니다.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그 반에서 달리기를 제일 잘하는 한 두 애가 그 선물들을 독차지 했을 것입니다.
이번에는 또 다른 선생님이 차라리 선물을 골고루 나누어주자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떤 아이들은 보물을 찾아 신나하고 어떤 아이들은 보물을 못찾아 시무룩한 것보다는 한 아이에게 돌아가는 선물의 양은 적지만 골고루 나누어 주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지요. 그러나 연필 한두개씩을 받아 돌아가는 아이들의 표정은 그리 신나하는 것같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연필을 나누어 주는대신에 보물찾기의 즐거움을 빼앗아 간것이기 때문입니다.
투자의 세계도 똑같습니다. 투자의 속성인 불확실성이 없다고 생각하면 시장은 부자들의 머니 게임으로 변질되었을 것입니다. 시장이 돈있는 사람들에게만 휘둘리지 않는 것은 바로 불확실성때문입니다. 다주택자에 대한 여러가지 규제가 있는 주택 시장은 차치하고서라도 주식 시장을 생각해 봅시다. 어떤 주식이 한달안에 두배로 오를 것이 확실하다면 (예를 들어 두배가 오르지 않는다면 차액을 정부에서 보전해준다면) 어느 누가 그 주식을 사려하지 않을까요? 선착순으로 매매한다고 한다면 며칠전부터 돗자리를 깔고 노숙하는 사람이 속출하고 자리다툼으로 싸움이 속출할 것입니다.
청약 대금순으로 비례해서 주식을 판매한다면 사채를 써서라도 청약을 많이 하려는 사람들이 속출하겠지요. 결국 달리기 잘하는 아이들이 선물을 차지하는 것처럼 돈많은 사람들이 그 주식을 차지하게 될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국민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겠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요? 예전에 그런 적이 있었지요.
투자의 본질은 불확실성에 있습니다. 소풍의 보물찾기와 다를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돈많은 사람들이 투자 수익을 독차지하지 못하는 것은 시장의 불확실성 때문입니다.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샀을 때 이익을 볼 수도 있지만 손해를 볼수도 있기에 시장이 형성되는 것이지, 이런 불확실성이 없어지면 시장은 돈놓고 돈먹는 아수라장으로 변해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진정한 투자가라면 시장의 불확실성을 인정해야 하며, 더 나아가 불확실성을 즐기는 사람이 프로라고 할수있습니다.
그러나 투자의 속성이 불확실성이라고 해서 아무런 숫자을 골라서 맞으면 돈을 따고 틀리면 돈을 잃는 도박과 같은 것은 아닙니다.
동전 던지기 게임에서 연속으로 다섯번 앞면이 나왔다고 가정해보죠. 그 다음에는 어떤 면이 나올까요? ‘과거에 계속 앞면이 나왔으므로 이번에도 앞면이 나올꺼야’라고 생각하고 앞면을 선택한 사람도 있고, ‘어차피 동전 던지기 게임은 확률 게임이니까 이번에는 뒷면이 나올꺼야’라고 생각하고 다른 숫자를 선택한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동전 던지기 게임에서 승리를 할까요?
정답은 ‘둘중의 한명이 게임에서 이긴다’입니다. 과거 경험에 가중치를 더 두는 사람은 앞면을 선택했을 것이고, 수학적 이론을 더 믿는 사람은 뒷면을 선택했을 것입니다. 둘중에서 누가 이겼는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제대로된 투자자라면 어느 쪽에 돈을 걸었을까요? 우선 앞면이 연속으로 다섯번이나 나온 이유부터 조사를 했을 것입니다. 혹시 동전이 앞면만 양쪽에 있는 불량품은 아닌지, 한쪽이 무거워서 공중에서 회전하다 보면 가벼운 면이 위로 향하고 떨어지는 것은 아닌지를 알아볼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이유없이 순전히 우연으로 동전의 앞면이 다섯번이나 나왔다면, 제대로된 투자자는 돈을 걸지않을 것입니다. 투자는 도박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기곰이 앞서 ‘투자의 본질은 불확실성에 있다’고 하고, 이번에는 ‘투자는 도박이 아니다’라고 하면 혼란스러워 하실 분도 있을 것입니다. 확율의 문제입니다. 확율이 50:50이라면 도박에 가까운 것이고, 확율이 100%라면 그것은 이미 투자의 범위에서 벗어난 것입니다.
여기서 투자의 속성이 나옵니다. 50%의 확율에서 투자를 하는 것은 도박에 가깝습니다. 그렇다고 100% 확율이 될때까지 기다린다면 이때는 이미 늦습니다. 다른 사람이 이미 선점을 하기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확율이 50%에서 시작하여 불확실성이 하나둘씩 제거되고 100%에 가까워질수록 안전한 투자는 될지언정 투자 수익율은 떨어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어느 시기에 투자해야 하는가 하는 ‘타이밍’이 투자의 핵심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그런데 상담을 하다보면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다는 것을 많이 느낍니다. 여러 조건이 모두 본인에게 유리하게 돌아가야만 수익이 나는 확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투자(60%)에 대해서 고집하는 분이 있는가하면, 최악의 경우만 아니면 수익이 날수 있는 상황(90%)에서도 투자를 꺼려하는 분이 있더군요. 그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가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것은 단순히 공격적이냐 보수적이냐의 성향 차이만은 아니었습니다. 상황 인식이 사람마다 모두 다르다는 것입니다. 어떤 사안에 대하여 한 사람은 60%의 확율로 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다른 사람은 90%의 확율로 평가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한마디로 상황 인식에 대한 ‘안목의 차이’지요. 실패 가능성만 크게보인다면 적기에 투자에 들어가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성공할 요소만 크게보인다면 묻지마 투자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작년에 중국 펀드에 가입한 사람들은 상당한 아픔을 겪었을 것입니다. 그때 투자를 할때 가입을 권했던 은행직원 탓만 할것이 아니라 재작년에 대단한 실적을 보였던 펀드의 수익율만을 쫓아서 가입했던 것은 아닌지 스스로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부동산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의 발생 원인중 하나가 남들이 부동산으로 돈을 버는 것을 보고 뒤늦게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투자한 사람들이 늘었기때문입니다.
이렇듯 상황 인식에 대한 오판은 금전적 손실로 직결될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투자 타이밍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투자에 대한 안목’입니다. 다른 사람은 지금이 투자 적기라 해서 투자에 들어가는데 본인은 아직 멀었다고 판단을 해서 투자를 미룬다면 수익을 올릴수 있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을 것이고, 반대로 남들은 손을 뺄 시기라 판단하여 투자를 주저하는데 혼자 투자에 들어간다면 손실로 이어질수 있기때문입니다.
그러면 투자에 대한 안목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이러한 안목은 어떻게 얻어지는 것일까요? 실전 경험을 통하여 거의 동물적인 감각으로 뛰어난 안목을 지닌 고수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초보자가 이들 흉내를 내는 경우 오히려 더 문제가 될수 있습니다. 대세 상승기에는 아무것이나 사놓아도 모두 오르는데 마치 자신이 뛰어난 안목을 가진것처럼 착각을 한다든지하는 경우가 왕왕있습니다. 그러므로 일반인은 보다 분석적인 방법으로 시장에 접근해야 합니다. 시장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을 나열해보고 거기에 가중치를 두어 평가해보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다 보면 본인이 크게 보았던 요소들이 실제로는 시장에서는 거의 무시해도 좋을만큼의 영향력 밖에 끼치지 않거나, 반대로 본인이 작게보았던 요소들이 시장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경우을 발견할수 있을 것입니다. 부동산 투자는 매년 매월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평소에 이런 습관을 들여놓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투자 수익율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현재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앞으로 영향을 끼칠 요소들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현재의 부동산 시장은 전망이 무색할 정도로 짙은 안개에 가려있습니다. 그 이유는 플러스 요인과 마이너스 요인이 혼재되어 있기때문입니다.
고유가와 미국 경기침체로부터 시장된 전세계적인 불황의 기운이 서서히 퍼지고 있고, 플레이 스테이션인지 스태그플레이션인지 불길한 기운이 감도는 말들이 일상용어처럼 쓰이고 있습니다. 제2의 IMF가 올 것이라는 둥, 이럴때는 현금이 최고라는 말들도 나돌고 있지요.
이런 비관론의 근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간 몇차례의 글과 세미나에서 말씀드렸던 대로 2007년도를 기점으로 세계 경제는 수년간 계속되었던 호황기를 접고 침체기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주식 시장이나 부동산 시장이나 과거와 같이 사두면 무조건 오르는 시절은 당분간 쉽게 오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비관론만이 시장에 있다면 아기곰이 불확실성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았을 것이고 이 글도 쓸 필요가 없겠지요. 그런 비관적인 글들은 어디서든 쉽게 찾아볼수 있기때문입니다.
시장을 냉정하게 보기 위해서 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 요소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골라내야 합니다. 그냥 오를 것 같다 내릴 것 같다라고 말하는 것은 무의미하며, 무엇(플러스 요소)때문에 오를것 같고 무엇(마이너스 요소)때문에 내릴것같아서, 플러스 마이너스 요소들이 서로 상쇄된 다음 어찌될것같다는 구체적인 전망이 필요합니다. 자기가 주장하고 싶은 것만 게리맨더링 식으로 발췌해서 나열하는데 그치는 분석이라면 시장을 오도할 뿐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끼칠 요인들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 마이너스 요인 >
앞으로 시장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첫 번째 요소는 경기하락입니다. 급격한 미국 정책 금리 인상으로 촉발된 서브프라임 사태가 미국 경제 자체에 큰 짐이 되면서 미국 경제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달러화 약세에 자극 받은 원자재 시장의 불안은 세계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지요. 이에 따라 세계 대부분의 나라들은 수년간의 호황을 멈추고, 소비 위축 및 고용 부진이라는 경기 침체기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가계에서도 여유자금 규모가 줄어들게되면 자산을 사려는 계획을 연기하게 됩니다. 경기가 하락한다는 의미는 국가 경제를 구성하고 있는 각 가계의 여유자금이 줄어들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마디로 주식이든 집이든 자산을 사기에는 점점 불리한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고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적인 추세라 할수 있습니다.
세계 경제가 침체기로 빠지는 원인에 대해서는 한경 비지니스 위크지나 서브프라임의 복수라는 책에 기고한 내용에 자세히 나와있으니 부연해서 자세히 말씀드리지는 않겠습니다.
두번째 요소는 금리 인상 추세입니다. 지난 8월 7일에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를 0.25% 올렸습니다. 물가를 잡기위해서입니다. 그러나 현재 물가 상승은 소비가 늘어서라기 보다는 유가등 원자재가 상승이라는 대외적 요인에 기인한 것이기때문에 물가를 잡기위해 금리 인상이 과연 필요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기곰은 이번 금리 인상이 대내용이 아니라 원화 강세를 유도하기 위한 대외용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9월 금융위기설이 퍼지고 있습니다. 9월에 몰려있는 6조원에 달하는 외국인들의 만기 채권을 재투자하지 않고 한국에서 빼나간다는 것입니다. 작년이후 급격하게 늘었던 유동성의 원인이 금융권의 단기 외채 증가와 외국 투자가들의 채권투자 증가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런 설이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1천만 달러(100억원 정도)를 환율 1천원에서 증시나 채권 시장에 투자해놓은 외국인 투자자가 있다고 가정합시다. 환율이 원화 약세로 인하여 1달러당1100원까지 갈 것이라고 예상된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요? 환율이 1100원이된다면 자국으로 가져가기 위하여 달러를 환전하였을때 909만 달러 밖에 되지 않으므로 이 투자가는 주가의 오르내림에 상관없이 투자금의 10%에 가까운 투자금을 앉은 자리에서 날려버리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환율이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면 너도 나도 환전을 하여 한국 증시를 떠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사태가 오는 경우 금융위기설은 설로 그치지 않고 실제로 벌어지게되는 것이지요. 그러면 외화 부족 사태가 벌어지며 환율은 더 치솟아서 수입물가는 더 오르게됩니다. 최악의 상황이죠.
이런 사태를 막고자 선제적 조치를 취한 것이 지난주에 있었던 한국 은행의 금리 인상이었습니다. 미국이나 일본등 저금리 국가들과의 금리 차이를 벌임으로서 일정 부분 외국인 투자가에게 수익을 보장해주어 외화가 한국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려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증시도 지켜내고 환율도 안정시켜 물가 안정에도 기여하게 되지요.
부동산 대출 금리와 연동된 CD금리가 계속 오르는 것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시중 은행에서 빌린 단기 외채의 만기일등이 도래하게되자 일단 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은행으로서는 돈을 풀기보다는 상환 자금을 확보하는 정책으로 나가게되고 이에 따라 CD 금리가 계속 오르게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런 현상은 언제까지 될까요? 아기곰은 9월말까지는 시중 금리가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합니다. 이때까지는 은행에서 자금을 계속 확보하고 있어야 할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9월달에 들어서 금융위기설이 하나의 기우였다는 것이 증명되고, 대부분의 단기 외채의 만기일이 연장된다면 시중 금리는 다시 안정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과 유럽 금리가 동결되어 있는 마당에 우리나라만 기준 금리를 계속 올리기도 어렵기때문에 우리나라가 터키나 브라질등 일부 국가처럼 고금리 정책을 쓰기 어렵습니다. 미국이나 일본등 자본력이 강한 나라와 금리차이가 벌어진다는 것은 핫머니의 유입 가능성이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더구나 중국 증시의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는 시점에서 갈곳을 잃은 핫머니의 동향이 어찌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입니다. 핫머니가 유입되면 환율 안정등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유동성 증가등으로 인한 물가 불안이 문제이며, 더 나아가 이들 자본들은 언제든 더 큰 수익을 찾아 메뚜기떼처럼 떠날수 있기 때문에 미래 금융시장의 혼란을 잉태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물가를 잡기위해 금리를 인상하였다고는 하나 고금리는 중소기업의 운영 비용을 올리는 결과가 되기때문에 경기 회복이나 고용 창출에 걸림돌이 될수 밖에 없습니다. 물가 안정이라는 달콤한 사탕만 먹다가는 경제라는 체력이 서서히 고갈되기 때문에 고금리 정책을 끌고갈수는 없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에서 고금리 정책을 펴기 어렵다는 것이 아기곰의 판단입니다.
세번째 요소는 일시적 공급 과잉입니다. 그동안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은 지방의 주택 시장은 미분양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그러나 서울의 경우는 그동안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했던 것으로 평가되어 왔습니다. 2008년 5월말 기준으로 128,170채의 미분양 아파트중 서울은 그중 1%도 안되는 1,016채에 불과하다는 것이 이를 증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것이 8월과 9월에 걸쳐서 잠실 일대에 1만 8천여 가구가 입주를 하게됩니다. (잠실 1단지 5678가구, 2단지 5563가구, 잠실 시영 6864가구) 두 달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대규모의 공급이 이루어지면서 송파구를 중심으로한 강남권 아파트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들 물량이 시장에 직접 매물로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그중 일부가 매물로 나올수도 있고, 이들 아파트로 입주하려는 수요자들이 다른 지역에서 내놓은 전세나 매물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들 물량이 시장에서 소화되는 연말까지는 강남권 아파트의 약세도 예상됩니다. 이런 현상은 단지 강남권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고 6억 이상의 고가 아파트 시장에 고루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시장을 안정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공급 확대라는 것이 다시 한번 증명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처분 조건부 대출금 만기 도래등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요소들은 많습니다. 그러나 이들 요소들을 살펴보면 첫번째 요소로 꼽은 세계적 경기 침체를 제외하고는 한시적이거나 이미 그 영향이 시장가에 반영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 플러스 요인 >
이에 비해 가장 큰 플러스 요인인 부동산 규제 완화는 아직 시장가에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물론 지난 대선을 전후하여 기대치가 일부 반영되기는 하였으나, 1년에 가까운 기간동안 시장을 떠보려는 설만 무성했지 실질적인 조치가 없었던 관계로 실망 매물이 증가하여 고점대비 10~15% 정도가 빠진 수준입니다.
이제 9월이면 정기국회가 열립니다. 올해 상반기까지 여소야대였던 정국에서 벗어나 여대야소로 맞는 첫번째 정기 국회입니다. 이 정기국회를 통해 대선 공약이었던 부동산 규제 완화가 이루어 질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러나 그 수준이 문제겠지요.
부동산 규제 완화의 위력이 얼마나 될까요? 앞서 거론된, 또는 거론하지 않은 마이너스 요소를 모두 합쳐서 -10정도 된다고 보면, 부동산 규제 완화는 +20 정도는 될것입니다. 물론 어떤 요소는 +1점짜리도 있고, 어떤 요소는 +2점짜리도 있을 것입니다. 지난 5년간 수십 차례에 걸쳐 덕지덕지 붙여온 부동산 규제라는 멍에만 모두 벗어던진다면 부동산 시장은 지금과는 달리 훨훨 날아갈것입니다. 이를 정부나 집권 여당에서도 잘 알고 있기에 쉽게 부동산 규제 완화를 못하는 것입니다.
하락론자들이 말하는 전망들은 현재의 부동산 규제가 그대로 유지되었을 때를 전제조건으로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아니라면 부동산 규제 완화를 반대할 이유가 없겠지요. 부동산 시장에 잠재된 마이너스 요소가 대단한 위력을 발휘하여, 부동산 규제 완화가 되어도 시장 전체가 하락을 할 것이라면, 정부가 규제 완화를 그렇게 주저할 이유도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현재의 시장에 영향을 미칠 유일무이한 요소는 다름아닌 정부와 집권 여당의 부동산 규제 완화에 있습니다. 그러나 정기국회가 열리더라도 전반적인 수준의 규제 완화는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규제 완화라는 상승 요소가 모든 하락 요소의 합보다 강력하기때문에 시장이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정부와 집권여당에서는 전면적인 규제 완화보다는 부분적 완화책을 쓰게될것 입니다.
예로 시장의 마이너스 요소의 위력이 -3 정도라면 +4 정도의 카드만을 쓸것이며, -8 정도라면 +9 정도의 카드만을 쓸것입니다.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내수 경기 부양의 도구로 쓴다면 좀더 강력한 카드를 쓸수도 있겠지만 정치적 부담감때문에 그럴 가능성은 적다고 봅니다. 정부의 현실에 대한 상황 인식에 따라 그 강도가 달라지겠지만 부동산 시장을 붕괴시키지도, 급등시키지도 않으려는 것이 여러나라 대부분 정부의 공통된 생각이기때문입니다.
결국 현재의 시장 상황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천수답 시황’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하늘에서 비를 얼마나 내려주느냐에 따라 풍년도 들고 흉년도 드는 천수답 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하늘만 바라보는 것 외에는 할 일이 없습니다.
그러면 누가 얼마만큼의 비를 내려주는가를 결정하게 될까요? 그것은 다름 아닌 시장 자신입니다. 시장이 조용하면 비가 많이 올것이고, 시장이 어지럽다면 비는 오지 않을 것입니다. 이때문에 아기곰이 현정부 출범 초부터 ‘조용히’라는 단어를 키워드로 삼은 것입니다.
현재의 시장은 얼음이 언 호수와 같습니다. 몇명이 조용히 호수위에서 스케이트를 탄다면 그 얼음은 깨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스케이트를 탈수 있는 호수가 있다’라는 소문이 난다면 모두 그 호수로 몰려들것이기 때문에 얼음이 깨져서 나중에 온 사람뿐만 아니라 먼저 스케이트를 타고 있던 사람까지 물에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를 우려해서 올해 들어와서 아기곰의 글들이 구체성보다는 원칙론을 강조하는 추세로 바뀐 것입니다. 당분간 이런 방향은 바뀌지 않을 예정입니다. 예로 정부에서 어떤 정책이 확정된다면 이로 인해 어느 지역이 오르고 어느 지역이 타격을 받으리라는 분석 글은 올리겠지만, 확정되지 않은 정책에 대해서는 가급적이면 함구할 예정입니다. 시장을 떠보려는 정부의 작전에 말려서 시장에 영향을 줄 필요가 없기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아기곰의 실력이 어디로 가지는 않겠지요? 아기곰도 직간접으로 국내외 부동산 시장에 투자를 하고 있고, 여러 회원분들에게 상담을 하고 있는데, 구체성이 없다면 이런 일들이 가능하지 않겠지요. 이에 따라 앞으로는 인터넷 공간을 통해 확산 되는 공개적인 글을 통해 말씀드리기 어려운 사안은 세미나등 소그룹 모임등을 통하여 보완토록 하는 방식을 취할 것입니다.
결론입니다. 이상으로 살펴본바와 같이 현재의 시장 상황은 마이너스 요소와 플러스 요소가 혼재된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내일 세상이 망할 것 같이 과장하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마이너스 요소보다 잠재적인 플러스 요소가 더 크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 잠재적 플러스 요소가 ‘천수답’이기 때문에, 기대치를 낮추어 잡아야 할 것입니다. 농사를 지을만큼만 비가 올것이지 물이 넘치게 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불확실성에 대한 지나친 공포심이나 막연한 낙관론을 바탕으로한 높은 기대치만 버린다면 부동산 시장은 아직 매력적인 시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불확실성은 위기이자 기회입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불확실성은 위기라고 인식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기회로 인식될수도 있습니다. 기회는 내리는 비의 양과 정비례하지는 않습니다. 하늘에서 비가 내리더라도 비가 충분히 오는 곳과 그렇지 못한곳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이런 곳을 가려내는 것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그것을 돕고자 아기곰 동호회가 있는 것이고, 아기곰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부동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카약 놀이터 (40) | 2009.05.11 |
---|---|
부동산의 향배 (0) | 2009.03.17 |
지못미 롯데백화점,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 신세계 (5) | 2009.03.05 |
10년간 고교별 서울대 합격자 수 (0) | 2009.02.13 |
9.1 세제개편에 대한 단상 (0) | 2008.09.03 |
해운대 사진 (0) | 2008.08.07 |
다세대주택 임대 수입 ‘짭짤’하네 (0) | 2008.04.24 |
망원동 합정동 균촉지구 (0) | 2008.04.18 |
★ 6000만불짜리 부동산 개발지도 2탄 ★ (0) | 2007.12.24 |
저출산 끝? 신생아수 18개월째 증가 (0) | 2007.11.1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