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모델이 버젓이 나온 아우디 A4도 물망에 올랐으나 조만간 뉴 모델을 국내에 들여올 계획이 없다니 쉬 포기가 된다. 결국 스스로 해석하고 판단해버린 기준은 어느 틈엔가 렉서스 IS로 모아지고 있었다.
물론 IS250 역시 발목을 붙잡는 이유가 즐비하다. 배기량에 비해 그리 경쾌하지 못하다. 렉서스는 스포츠 세단을 주장해왔으나 이는 엄연히 그들의 울타리 안에서 스포티할 뿐이다. 경쟁 모델과 비교해 반 템포 느린 동력 성능 역시 핸디캡이었다. 게다가 넉넉한 앞자리에 비해 턱없이 비좁은 뒷자리를 바라보고 있자면 차 값이 아까워질 정도다. 트렁크 크기도 바라볼수록 한 숨만 나온다. 그래도 IS를 고르는 오너는 뚜렷한 이유를 갖고 있다. 이 많은 걸 감수해도 좋을 만큼…, 예쁘기 때문이다.
일본 덴소가 개발한 한글 내비게이션 얹어
내비게이션 이외에 2008년 형을 선보이면서 함께 선보인 장비가 여럿이다. 윗급 ES에 선보인 ‘내비 패키지’의 기능 대부분을 IS250도 가져왔다. 선택이 아닌 필수장비로 내세우면서 가격도 150만 원 올렸다. 몇 십만 원이면 달 수 있는 거치형 내비게이션과 비교하면 값 차이가 크지만 퀄리티는 그와 비할게 아니다.
우선 센터페시아에 깔끔하게 내장된 모양새가 점수를 딴다. 게다가 기능도 다양해 얼추 제 값어치를 한다. 이전의 복잡한 인터페이스 버튼을 모조리 없애고 그 위에 7인치 모니터를 심었다. 모니터와 스위치 등은 윗급 ES와 LS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항상 느끼는 사실이지만 아랫급 차에 윗급의 장비를 얹어주면 오너는 기분이 좋을 수밖에…. 이미 선보인 렉서스 내비게이션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메뉴도 깔끔하게 한글화했다.
렉서스 전 라인업으로 확장해가고 있는 한글 내비게이션은 국내 업체의 지도를 바탕으로 일본의 부품 메이커 ‘덴소’(Denso)에서 직접 개발했다. 국내에서 인스톨되는 여느 수입차 내비게이션이 하나같이 비슷한 구성을 지녔으나 렉서스는 딴판이다. 화면 구성은 물론 메뉴를 찾아가는 인터페이스가 다르다. 불편하다기보다 생소함을 받아들여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길 찾기 메뉴는 처음 쓰는 사람도 모든 기능을 쉽게 활용할 수 있을 만큼 심플하다. 안내 멘트와 방법도 나무랄 데 없다. 더불어 일본에서 직접 장착해 들여오는 한국형 내비게이션에 대한, 국내 임포터의 철저한 AS도 기대할 수 있다.
불법과 편법의 사이
후방카메라와 DVD 등 편의장비 더해
모니터에 길 찾기만 더해졌다면 150만 원의 가격 인상은 납득할 수 없다. 그러나 렉서스는 여기에 더 많은 다양함을 채워 불만의 소지를 없앴다. 풀 터치스크린 방식이 기본인 모니터에는 기본적으로 공조장치를 조절할 수 있도록 화면 속에 메뉴버튼이 뜬다.
버튼을 만져 정체를 알아채야 하는 인터페이스 기능 대신, 밋밋한 화면을 눌러야하니 주행 중 조작은 오히려 조심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오디오 역시 화면 위에서 주물러야 한다. 그나마 화면 속 버튼 크기가 넉넉해 다행스럽다.
커다란 화면은 후방카메라의 기능도 더했다. 화면이 둥글게 말린 왜곡현상이 크다. 보다 넓은 공간을 화면에 담기 위한 광각렌즈 탓이다. 이것은 현재 시점에 모든 후방카메라가 갖고 있는 단점이다.
마크 레빈슨(Mark Levinson) 프리미엄 서라운드 시스템도 추가되었다. 14개 스피커를 통한 300W의 다이내믹한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인대시 타입의 슬롯 체인저를 심어 센터페시아가 집어삼키는 CD는 모두 6장이다. 여기에 오디오CD나 DVD CD를 함께 넣어도 된다. 마크 레빈슨은 오디오 CD가 걸리면 오디오를 틀어주고, DVD CD가 인식되면 곧바로 모니터에 고화질의 DVD를 띄워준다.
여기에 최근 유행에 따라 블루투스 핸즈프리 기능도 더했다. 휴대전화의 블루투스 버튼 하나만 누르면 연동을 시작한다. 차 안의 오디오 시스템을 이용해 휴대전화의 핸즈프리 기능을 쓸 수 있다. 오디오가 작동할 때 블루투스 기능이 시작되면 똑똑하게도 오디오 볼륨을 스스로 낮춘다.
IS같은 작은 차에 이런 다양한 장비는 사치라고 여겼다. 그러나 이제 시대가 달라지고 있다. 작은 변화지만 한 발작 뒤처지기 시작하면 다음 모델이 나올 즈음 이 차이는 극복할 수 없는 벽으로 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멀쩡한 왕복 4차선 도로에서 느닷없이 튀어나와 운전자를 놀래 키는게 있다. 두 눈 부릅뜨고 얼토당토않게 시속 50km를 요구하는 단속카메라다. 이럴 때면 여지없이 ‘번쩍’하는 플래시와 함께 고스란히 범칙금 고지서를 기다려야한다. 따라서 최근 등장하는 순정 내비게이션조차 이를 미리 경고해주는 기능을 담고 있다. 그러나 렉서스 내비게이션은 묵묵부답이다.
렉서스 측의 입장은 이렇다. “단속카메라 위치를 알려주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기 때문에 이 기능을 추가하지 않았다”고 한다.
누가 불법인지 모르나? 다른 메이커의 내비게이션은 불법적인 카메라 위치 정보보다 위험 지역임을 알려주는 것으로 이를 대신하고 있다. 이들은 무조건 단속을 피하자는 취지가 아닌, ‘단속을 해야 할 만큼 자칫 과속하기 쉽고, 그만큼 위험한 지점이기에 운전자에게 이를 경고 한다’는 취지로 해석하고 있다. 불법이 아닌 편법을 쓰고 있다는 의미다.
렉서스 내비게이션을 두고 ‘철저함 가득한 토요타’로 판단할지, ‘융통성 없는 토요타’로 폄하할지는 오너가 판단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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