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골프, i 30 ‘두 대 값’ 할까?

매경인터넷-오토다이어리 공동 분석 : 두 차종 제원 비교

현대자동차가 i30(아이 써티) 2.0을 지난 13일 내놨다. 경쟁 상대로는 세계 해치백 자동차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폭스바겐 골프를 지목했다. 골프는 5세대에 걸쳐 2,500만대 이상을 만들어낸 밀리언셀러로, 자동차 역사에 길이 남을 명차다. 현대차는 유럽 시장을 겨냥, 골프를 역할 모델로 삼아 i30를 출시했다. 내심 골프보다 낫다는 자신감도 표출했다. 현대자동차의 자신감이 ‘한 방’이 될 지 ‘헛 방’이 될 지, 오종훈 오토다이어리 대표와 함께 제원표로 미리 점쳐봤다. 비교 대상으로는 휘발유 엔진을 장착한 i30 2.0과 골프 프리미엄 모델을 골랐다.

▲크기 & 휠베이스 i30가 골프보다 40mm 길고, 15mm 넓다. 높이는 골프가 5mm 높다. 길고 넓으면 실내 공간이 넉넉하다. 차 높이가 높아도 공간이 넓어진다. 그러나 그 공간은 그다지 쓸모 있지는 않다. ‘헤드클리어런스’라는 머리 위 공간에 여유가 생길 뿐이기 때문. 자동차 실내라는 제한된 공간을 유용하게 사용하려면 위아래 공간보다는 앞뒤 공간이 중요하다. 휠베이스도 i30가 2,650mm로 골프보다 72mm 길어 안정감이 좋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차를 움직이는 데 넓은 공간이 필요, 운동성에서 손해볼 수 있다. 참고로, 동급 차를 놓고 볼 때 한국 차가 큰 것은 새로울 게 없다. 한국 소비자들은 이왕이면 큰 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서다. ▲엔진 & 변속기 골프는 엔진 배기량이 1,984cc, i30는 1,975cc. 큰 차이는 아니다. 최고 출력은 골프가 i30보다 7마력 높은 150마력으로 한 수 위다. 공차중량(사람이 타지 않는 순수 차 무게)은 골프가 1,464kg, i30가 1,340kg로 골프가 무겁다. 엔진 출력과 공차중량을 함께 감안한 마력당 무게비는 골프 9.76kg, i30 9.37kg이다. i30는 1마력이 감당해야 하는 무게가 가벼워 그만큼 엔진 힘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 일반적으로 마력당 무게비가 낮으면 주행성능과 연비가 좋다고 판단한다. 최대토크는 20.4kg.m의 골프가 19.0kg.m의 i30보다 낫다. 토크당 무게비는 골프 71.8kg, i30가 70.5kg으로 i30가 가볍다. 골프가 엔진 출력에서는 i30보다 뛰어나지만 엔진 성능과 무게와의 상관관계를 따져보면 i30가 조금 앞선다고 짐작할 수 있다. 최대토크 발생시점에서는 골프가 실주행 영역에 해당하는 3,500rpm, i30가 높은 회전 영역으로 여겨지는 4,600rpm이다. 최고출력이 낮은 rpm에서 일어난다는 것은 엔진회전수를 그만큼 많이 올리지 않아도 큰 힘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변속기의 경우 골프는 6단 팁트로닉, i30는 4단 H매틱이다. 팁트로닉과 H매틱 모두 수동 기능을 겸한 자동변속기다. 단수가 더 있으면 부드럽게 변속할 수 있고 힘도 강하다. 골프가 보다 효율적인 변속기를 갖췄다는 뜻이다. ▲연비 & 가격 골프는 ℓ당 11.9km, i30는 12.4km를 각각 달릴 수 있다. 이 정도의 연비 차이는 운전 습관이나 차 관리 상태 등 운전자 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 반대로 주행 거리가 길어진다면 상당한 금액이 차이날 수도 있다. 문제는 가격에서 발생한다. 골프 프리미엄은 3,640만원, i30는 자동변속기 장착 기준으로 1,605만~1,905만원. 골프 한 대를 살 돈으로 i30 두 대를 구입할 수 있다. 골프 한 대가 i30 두 대 역할을 할 만큼 가치가 있는 지는 소비자들이 판단할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