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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가 최근 출시한 신형 SUV ‘모하비’(Mohave).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이다.
‘성능이 좋다’는 뜻의 라틴어인 '라세티'나, ‘미래 표준 차량’(Tomorrow Standard Car)의 약자인 '토스카'처럼 심오한 이름은 아닌 듯하다. 그런 이름을 기대한 자동차 매니어라면, 약간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모하비는 그저 지명일 뿐이다. 그렇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모하비 사막. 이곳은 비행기의 무덤으로 유명하다. 현재 폐기 처분할 예정이거나 임시로 보관 중인 비행기 1만여 대가 시체처럼 잠들어있다. 1969년 베트남전 패전 직전 미국 정부는 잔여 비행기를 보관할 장소로 이 사막을 골랐다. 1년 강수량이 100㎜ 이하일 정도로 건조해 비행기가 거의 부식되지 않아 50년 이상 보관할 수 있어서다. 강인한 신차의 이미지에 어울린다고는 해도, 사막의 이름이 자동차 모델명으로 적합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그렇다면 기아차는 왜 특정 지명을 모델명으로 선택한 것일까? 현대ㆍ기아차 그룹 홍보실에 물었다. “특별한 이유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러나 자동차 업계의 해석은 좀 다르다. ‘모하비’야말로 전세계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모델명을 선정하는 데 얼마나 고심 중인가를 잘 보여주는 예라고 말한다.
모델명을 고르기가 어려운 이유는 간단하다. 웬만큼 좋은 이름은 이미 임자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특허청에 등록돼 있는 모델명만 하더라도 지난해 말 기준으로 1만1000여건에 이른다. 이들중 일부는 국내 자동차 제조업체들과 외국 업체들이 이미 사용하거나 사용할 계획이다. 그외는 그저 모델명에 대한 권리를 선점하는 차원에서 등록해 둔 것이 대부분이다. 이런 상황에서 참신한 모델명을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일 수 밖에 없다.
자동차 업체들은 이미 2000년경부터 빈번히 지명을 써왔다. 2000년 현대자동차가 내놓은 SUV 싼타페는, 뉴멕시코의 주도(州都)에서 따온 이름이다. 싼타페는 기후와 풍광이 빼어난 휴양지로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와 자유를 추구한다는 SUV의 이미지에 걸맞는 곳이다. 2001년 현대자동차가 내놓은 SLC 투스카니와 이듬해 기아자동차가 내놓은 RV 쏘렌토는 모두 이탈리아의 대표적 휴양지와 관광지에서 따왔다. 2004년에는 현대자동차가 다시 미국의 대표적 휴양지이자 관광지 이름을 사용해, 소형 SUV를 투싼으로 명명했다.
국내에서 모델명으로 사용된 지명은 한결같이 미국과 이탈리아의 이름난 휴양지나 관광지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런 지명은 세계인의 뇌리에 각인돼 있으면서도, 따로 이름값 사용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이점이 있다. 여기에다 해당 지역의 밝고 따뜻한 느낌은 자동차 업체들이 추구하는 신차의 이미지와도 잘 맞아떨어진다. 특정 지역을 모델명으로 활용하는 추세는 사실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다. 1980년대를 풍미했던 대우자동차(현 GM대우)의 르망만 해도 자동차 경주로 유명한 프랑스 서북부 도시 ‘르망(Le Mans)’에서 따왔다.
선정 작업의 어려움 때문에 아예 알파벳과 숫자로 암호같은 모델명을 붙이는 경우도 늘고 있다. 외국에서는 벤츠나 BMW, 그리고 아우디가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는 르노삼성이 비슷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반면 애초부터 개성있는 모델명으로 신차 판매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전략을 채택해 온 현대ㆍ기아차와 GM대우는 갈수록 모델 작명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조만간 지금보다 훨씬 더 생소한 지명이 모델명으로 등장할지도 모를 일이다.
‘성능이 좋다’는 뜻의 라틴어인 '라세티'나, ‘미래 표준 차량’(Tomorrow Standard Car)의 약자인 '토스카'처럼 심오한 이름은 아닌 듯하다. 그런 이름을 기대한 자동차 매니어라면, 약간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모하비는 그저 지명일 뿐이다. 그렇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모하비 사막. 이곳은 비행기의 무덤으로 유명하다. 현재 폐기 처분할 예정이거나 임시로 보관 중인 비행기 1만여 대가 시체처럼 잠들어있다. 1969년 베트남전 패전 직전 미국 정부는 잔여 비행기를 보관할 장소로 이 사막을 골랐다. 1년 강수량이 100㎜ 이하일 정도로 건조해 비행기가 거의 부식되지 않아 50년 이상 보관할 수 있어서다. 강인한 신차의 이미지에 어울린다고는 해도, 사막의 이름이 자동차 모델명으로 적합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그렇다면 기아차는 왜 특정 지명을 모델명으로 선택한 것일까? 현대ㆍ기아차 그룹 홍보실에 물었다. “특별한 이유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러나 자동차 업계의 해석은 좀 다르다. ‘모하비’야말로 전세계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모델명을 선정하는 데 얼마나 고심 중인가를 잘 보여주는 예라고 말한다.
모델명을 고르기가 어려운 이유는 간단하다. 웬만큼 좋은 이름은 이미 임자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특허청에 등록돼 있는 모델명만 하더라도 지난해 말 기준으로 1만1000여건에 이른다. 이들중 일부는 국내 자동차 제조업체들과 외국 업체들이 이미 사용하거나 사용할 계획이다. 그외는 그저 모델명에 대한 권리를 선점하는 차원에서 등록해 둔 것이 대부분이다. 이런 상황에서 참신한 모델명을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일 수 밖에 없다.
자동차 업체들은 이미 2000년경부터 빈번히 지명을 써왔다. 2000년 현대자동차가 내놓은 SUV 싼타페는, 뉴멕시코의 주도(州都)에서 따온 이름이다. 싼타페는 기후와 풍광이 빼어난 휴양지로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와 자유를 추구한다는 SUV의 이미지에 걸맞는 곳이다. 2001년 현대자동차가 내놓은 SLC 투스카니와 이듬해 기아자동차가 내놓은 RV 쏘렌토는 모두 이탈리아의 대표적 휴양지와 관광지에서 따왔다. 2004년에는 현대자동차가 다시 미국의 대표적 휴양지이자 관광지 이름을 사용해, 소형 SUV를 투싼으로 명명했다.
국내에서 모델명으로 사용된 지명은 한결같이 미국과 이탈리아의 이름난 휴양지나 관광지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런 지명은 세계인의 뇌리에 각인돼 있으면서도, 따로 이름값 사용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이점이 있다. 여기에다 해당 지역의 밝고 따뜻한 느낌은 자동차 업체들이 추구하는 신차의 이미지와도 잘 맞아떨어진다. 특정 지역을 모델명으로 활용하는 추세는 사실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다. 1980년대를 풍미했던 대우자동차(현 GM대우)의 르망만 해도 자동차 경주로 유명한 프랑스 서북부 도시 ‘르망(Le Mans)’에서 따왔다.
선정 작업의 어려움 때문에 아예 알파벳과 숫자로 암호같은 모델명을 붙이는 경우도 늘고 있다. 외국에서는 벤츠나 BMW, 그리고 아우디가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는 르노삼성이 비슷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반면 애초부터 개성있는 모델명으로 신차 판매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전략을 채택해 온 현대ㆍ기아차와 GM대우는 갈수록 모델 작명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조만간 지금보다 훨씬 더 생소한 지명이 모델명으로 등장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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