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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국내 수입 승용차들의 네바퀴굴림 시스템 '두 바퀴보다 나은 네 바퀴'

by 다잡아 2009.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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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DA no.86 2007 .09]


1980년대 아우디가 승용차에
네바퀴굴림 시스템을 사용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른바 콰트로 시스템이다. 아우디 콰트로의 기계식 토센 디퍼렌셜 방식에 이어 1985년에는 포르쉐가 959에 유압식 다판 클러치 구조의 센터 디퍼렌셜을 사용한 네바퀴굴림 수퍼카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후 다른 메이커에서도 속속 승용차에 네바퀴굴림을 적용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보편화된 상황이다.

그러나 네바퀴굴림은 기계적인 구조가 복잡해서 비싸다. 차의 무게가 무거워 움직임이 둔하고 연비가 안 좋은 편이다. 이런 단점에도 네바퀴굴림은 네 바퀴가 모두 트랙션을 가져 눈길이나 빗길에서 잘 달리고 코너에서도 빠르고 안정된 운전을 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엔진 출력이 높은 고성능 자동차일수록 네바퀴굴림이 확실한 메리트가 있다.

국내에 정식으로 판매되고 있는 수입 승용차 중, 네바퀴굴림 승용차는 약 15종 정도. 네바퀴굴림 승용차의 특징은 상황에 따라 엔진의 동력이 앞바퀴와 뒷바퀴로 각각 어떻게 얼마만큼 배분하느냐가 관건이다. 자동차 메이커들이 개발하고 사용 중인 네바퀴굴림 시스템은 메이커와 차종에 따라 다양한 방식의 다른 이름으로 사용되고 있다. 국내에 수입되는 네바퀴굴림 승용차들의 구조와 원리 그리고 장단점을 알아본다.

1986년 아우디는 3세대 80에 토센 센터 디퍼렌셜을 처음으로 도입한 네바퀴굴림 승용차를 소개했다. 이후 콰트로라는 이름의 토센 네바퀴굴림을 전 차종에 적극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다. 토크 센싱(Torque Sensing)의 앞자를 따 온 토센(Torsen) 기술은 미국 글리슨사가 개발한 것이다. 베벨식 디퍼렌셜의 한쪽 바퀴가 접지력이 없어지면 슬립하는 단점을 윔 기어와 윔 휠로 보완, 디퍼렌셜과 LSD의 역할을 기계적으로 해낸다. 토센 방식 디퍼렌셜을 센터와 뒷바퀴 사이에 넣는 아우디 A4 콰트로의 경우 앞뒤 50:50의 구동력을 유지한다. 아우디 RS4는 토센 기어비와 크기를 조정해서 구동력을 앞뒤 40:60으로 맞추어 뒤바퀴굴림의 핸들링 특성을 갖도록 하였다.

A4 콰트로는 세로배치 엔진에서 트랜스미션을 통해 나온 토크가 토센 센터 디퍼렌셜로 전달되면서 앞뒤 액슬에 똑같은 비율로 보내진다. 앞뒤 액슬 사이에 회전차가 발생하면 토센 센터 디퍼렌셜이 기계적으로 구동력을 배분하는 방식. 웜 기어 자체의 마찰저항을 이용해 앞뒤 액슬 회전차를 제한하는 기계적인 방식이기 때문에 전자식 다판 클러치 방식의 네바퀴굴림보다 동력손실이 적고 토크 배분이 즉각적이며 반응이 빠르다. 하지만 다른 네바퀴굴림에 비해 연비가 떨어지고 적극적인 토크배분 변화가 어렵다. 타이어 마모가 빠른 것도 흠. 토센 방식의 네바퀴굴림 승용차는 대부분의 아우디 콰트로 모델 외에도 폭스바겐 페이튼, 구형 파사트, 5세대 도요카 셀리카 GT4, 그리고 GM 허머 등에도 사용되었다.




스웨덴 할덱스(Haldex)에서 개발한 네바퀴굴림 시스템은 볼보 S60 R, S80 AWD, 포드 파이브헌드레드 AWD, 1세대 TT 콰트로 그리고 폭스바겐 파사트 4모션 등 여러 메이커가 사용하고 있다. 가로배치 엔진 앞바퀴굴림 베이스로 네바퀴굴림 승용차를 만들기 위해 주로 쓰이는 방식이다. 평소 앞바퀴굴림을 유지한다가 앞뒤 바퀴의 회전차가 발생하는 코너나 눈길에서 할덱스 커플링 세팅에 따라 뒷바퀴로 구동력을 보낸다. 토크의 전달과정을 보면 엔진과 트랜스미션을 통해 나온 토크가 먼저 앞바퀴 축으로 전달되어 앞바퀴를 구동시킨다. 앞바퀴 축에 수직으로 연결된 드라이브 샤프트를 통해 뒷바퀴 액슬로 토크를 보낸다. 토크를 받는 할덱스 커플링은 앞뒤 바퀴의 회전차가 생기면 내부에 있는 일종의 피스톤이 압축되면서 오일 압력이 올라가고 다판 클러치를 밀착시켜 동력을 연결시킨다. 또한 차체 ECU와 연결된 센서를 통해 휠스핀이 감지될 때도 전자 제어 피스톤이 압축하여 클러치를 움직여 적극적으로 토크배분을 제어한다. 할덱스 안에 있는 오일과 설계에 따라 뒷바퀴로 가는 초기 구동력이 결정된다.

차종에 따라 할덱스 네바퀴굴림은 앞뒤 99:1~ 90:10의 토크를 유지하다가 최고 50:50의 비율로 변한다. 평소에는 앞바퀴굴림 특성을 가지고 있다가 필요할 때만 토크를 뒤로 보내기 때문에 항시 네 바퀴를 굴리는 것보다 연비면에서 유리하고 구조가 비교적 간편해 일반적인 FF 플랫폼에 대한 적응력이 높다. 물론 전자제어 할덱스 커플링은 ABS, ESP와 같은 전자식 안전장비와 연동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할덱스 커플링의 내구성은 오일 교환 등의 간단한 메인터넌스만 하면 자동차 수명과 같다고 한다.




4매틱(MATIC)은 4 Wheel Drive & Automatic의 줄임말로 1985년 메르세데스 벤츠가 E클래스(W124)에 처음으로 채용했다. 마그나 슈타이어사와 공동개발한 4매틱은 LSD나 잠금기능 없는 오픈 디퍼렌셜을 사용하면서 4ETC(Electronic Traction System)와 연계된 전자제어 브레이킹 동작으로 네 바퀴 구동력을 제어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발전시킨 벤츠는 모든 라인업에서 4매틱 버전을 더해가고 있다. 2006년 선보인 S클래스(W221) 4매틱은 메르세데스 벤츠가 개발한 최신기술을 잘 보여준다.

신형 S클래스에 적용된 4매틱은 3개의 오픈 디퍼렌셜(앞, 뒤, 센터)을 사용하는 이전 구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 유성 기어식 센터 디퍼렌셜이 트랜스미션과 일체식으로 설계되었고 여기에 비스듬히 연결된 드라이브 샤프트가 앞바퀴 축과 연결된다. 이전과 달라진 점은 센터 디퍼렌셜에 새로 추가된 다판 클러치. 항상 앞뒤 액슬 사이에 5.1kg•m의 토크가 걸리도록 설계되어 있다. 록킹 효과가 없어 구동력이 한쪽으로 몰리기 쉬운 오픈 타입 디퍼렌셜의 단점을 벤츠는 늘 4ETC로 해결해 왔지만 이번에 다판 클러치를 추가함으로서 더욱 반응성을 높였다. 한두 바퀴가 얼음 위에 올라서 있어도 한결 재빠르게 구동력을 회복할 수 있다.

좌우 바퀴의 슬립은 예전처럼 4ETC를 사용한다. 한 바퀴가 접지력을 잃고 스핀하기 시작하면 트랙션 컨트롤과 연계된 휠 센서가 이 정보를 읽는다. 그리고 헛도는 바퀴에 인위적으로 브레이크를 걸어 다른 바퀴로 토크를 보낸다.

신형 S클래스 4매틱은 평소에는 앞뒤 구동력이 45:55 비율로 고정된다. 이전에는 40:60이었다. 4매틱 시스템은 무거운 센터 디퍼렌셜이 필요 없어 크기도 작고 무게도 불과 66∼70kg밖에 나가지 않는다. 4ETC 역시 전자 제어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ESP 같은 다른 능동형 안전장치와 연계하는 것이 수월하다. 신형 S클래스를 시작으로 앞으로 4매틱 배지가 붙은 모든 벤츠 승용차는 같은 방식을 쓴다.



BMW의 네바퀴굴림 시스템이 적용된 X드라이브 시리즈 승용차는 구형 4세대(E46) 325xi를 끝으로 국내에 수입되지 않고 있으나 X5와 X3의 네바퀴굴림 시스템과 같다. 1980년대 중반 아우디 콰트로가 등장하고 메르세데스 벤츠까지 4매틱으로 네바퀴굴림 승용차 시장으로 인기를 끌자 1987년 BMW도 2세대(E30)에 네바퀴굴림 시스템을 적용한 325iX(현행 모델은 xi로 표기법이 변경됨)를 내놓았다. 비스커스 커플링을 사용해 센터 디퍼렌셜을 잠그는 방식으로 엔진 토크의 63%를 뒷바퀴로 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네바퀴굴림 BMW는 뒷바퀴굴림의 예리한 주행감각이 무뎌져 차종을 확대하며 널리 사용되지 않고 있다.

BMW X5가 성공을 거두면서 X드라이브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뒷바퀴굴림을 베이스로 트랜스미션 뒤에 달린 토크 배분장치가 앞쪽으로 토크를 배분한다. 이 안에는 모터로 움직이는 전자제어 다판 클러치가 달려 있고 체인(또는 기어)을 통해 앞바퀴 액슬로 연결된다.

평소에는 앞뒤 40:60으로 구동력을 나누다가 뒷바퀴가 스핀을 시작하면 서보 모터가 움직여 전자식 다판 클러치를 연결한다. 동시에 토크는 체인(또는 기어)을 통해 앞바퀴 액슬로 최대 50%까지 보내져 앞바퀴 구동력을 높인다. 한쪽 바퀴가 슬립하는 문제는 벤츠 4매틱처럼 DSC와 연계해 극복했다. 미끄러지는 바퀴에 정밀한 제동을 가하면서 반대쪽 바퀴로 토크를 보내는 방식이다.

BMW는 네바퀴굴림에서도 FR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스티어링 센서와도 연동하여 작동한다. 다른 네바퀴굴림 자동차들은 언더스티어나 오버스티어가 발생하고 나서야 토크 배분량을 바꾸는 반면 BMW X드라이브는 스티어링 조작량에 따라 미리 토크배분을 바꾼다. 코너에서 스티어링을 꺾으면 뒷바퀴 구동력을 키워 엔진 힘을 뒷바퀴로만 보내기도 한다(앞뒤 0:100). 1~2세대 X5와 X3의 SUV 같지 않은 날카로운 핸들링의 비밀이 여기에 있었던 것이다.




1985년 포르쉐 959에 네바퀴굴림을 적용하기 시작하면서 카이엔은 물론 포르쉐 간판 모델 911중 카레라 4와 4S, 그리고 터보에는 포르쉐 PTM(Porsche Traction Management) 네바퀴굴림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양쪽으로 3기통씩 누워있는 밸런스가 좋고 무게중심 낮은 좌우 대칭 구조의 박서 엔진이 생산한 토크는 곧바로 클러치를 통해 트랜스미션으로 전달된다. 그 토크는 트랜스미션 밑으로 연결된 샤프트를 통해 뒷바퀴를 돌린다. 여기까지는 RR 포르쉐 911과 동력 전달 방식이 같다. 911 터보 투시 사진에 보이듯 엔진과 연결된 트랜스미션 반대편으로 구동 액슬이 앞바퀴 샤프트에 연결되어 있다. 그 구동축과 앞바퀴 샤프트가 맞닿은 부분에는 전자식 다판 클러치 커플링이 앞뒤의 구동력을 배분한다.

앞뒤 회전차가 발생하면 ECU가 알아차려 신호를 보내 전자식 다판 플레이트가 1/10초 만에 서로 붙어 동력을 전달한다. 평상시에는 앞으로 5%의 동력을 보내다가 필요에 따라서 엔진의 최고 40%의 구동력을 전달한다.

911 카레라 4와 4S는 전자식 다판 클러치 대신에 비스커스 커플링(Viscous Coupling)이 이를 대신한다. 전자식으로 붙는 다판과 틀리게 수십 장이 겹쳐 있는 얇은 플레이트 사이에 있는 실리콘 오일의 압력차로 붙였다 띄었다를 결정한다. 911 터보의 전자식 다판 클러치나 4와 4S의 비스커스 커플링 모두 앞뒤 5:95~40:60 까지 토크를 배분하면서 911의 고출력을 네바퀴에 배분한다.

혼다 레전드가 자랑하는 수퍼핸들링(SH)-AWD는 이전의 네바퀴굴림 시스템이 앞뒤로만 토크를 배분하던 단계를 뛰어넘어 뒷바퀴 좌우 구동력까지 조절하는 시스템이다. 앞뒤 30:70~70:30까지 동력을 나누고 뒤쪽으로 전달된 토크를 다시 좌우 뒷바퀴로 0:100~100:0까지 배분한다.  

엔진 ECU에서 rpm, 흡기 압력, 트랜스미션 기어비 데이터를 공급하고 VSA 센서는 휭G, 요(yaw)수치, 바퀴회전속도, 스티어링 앵글 값을 수집하며 작동한다. 정지에서 가속을 할 때는 뒤쪽으로 구동력을 보내 뒷바퀴 접지력을 살리고 정속주행에서는 앞으로 토크를 보내 안정된 주행을 가능하게 한다. 특히 언더스티어가 발생하면 코너 바깥쪽 뒷바퀴로 더 많은 동력을 전달하며 요(yaw) 모멘트를 발생시켜 차체 앞머리를 코너 안쪽으로 유도하는 원리이다.

SH-AWD의 동력전달 과정은 복잡한 편이다. V6 3.5ℓ 가로배치 엔진에서 나온 토크가 앞바퀴 디퍼렌셜로 전달되면 일부는 앞바퀴로 나머지는 카본 파이버 샤프트를 통해 뒤로 이동한다. 이렇게 뒤로 전달되는 30~70%의 토크는 뒤 차축 중앙에 위치한 디퍼렌셜로 들어간다. 그 안에서는 3개의 플래네터리 기어와 클러치로 구성된 가속 기기(Acceleration Device)라는 곳에서 들어온 토크가 증폭된다. 다시 여기서 나온 토크는 양쪽에 하나씩 있는 다이렉트 전자석 클러치를 통해 알맞은 양의 토크가 양쪽 뒷바퀴로 전달된다.

SH-AWD는 획기적인 네바퀴 시스템이지만 토크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손실이 많은 편이다. 연비도 좋지 않다. 사실 SH-AWD와 비슷한 이론과 원리가 이미 미쓰비시 랜서 에볼루션에 적용되었다. 비스커스 커플링 방식으로 앞뒤로 토크를 가변적으로 전달하는 ACD(Active Center Differential)와 좌우로 토크를 배분하는 AYC(Active Yaw Control)가 그것이다. 앞으로 등장할 혼다 차기 NSX도 차세대 SH-AWD가 적용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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